복지뉴스

홀몸노인 복지주택 '아리움' 입주 5개월

협의회 0 4,226 2009.10.19 15:48
할머니.할아버지 16명, 원룸에서 행복한 나날

(성남=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할머니들끼리 간섭하지 않고 사니까 자유롭고 좋지. 이렇게 방이 넓을 줄 알았으면 전에 기르던 화초 다 가져오는 건데 두 개밖에 못 가져 와서 아쉬워."(이종복 할머니.84)

"손자 같은 사회복지사가 힘든 일, 불편한 일 다 해결해 줘서 부족한 것이 없어. 난 그저 즐겁게 살기만 하면 되는 곳이지."(이기섭 할머니.83)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에 있는 '아리움' 식당에서 301호와 302호에 사는 이웃사촌 두 할머니가 커피를 마시며 한바탕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리움은 성남시, 한국지역난방공사, 금호아시아나가 공동으로 홀몸 노인을 위해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지은 복지주택으로, 지난 5월 13일 할머니 13명과 할아버지 3명이 입주해 공동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들의 보금자리'라는 뜻 그대로 아리움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외로움과 가난에 시달리며 살던 홀몸 노인들에게 삶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입주자는 40세에 남편과 사별하고 20년 넘게 시장에서 노점을 하며 사글세 방에서 살아온 이기섭 할머니나 45년간 채소장사를 하며 홀로 인생을 살아온 이종복 할머니 같은 노인들이다.

혼자 살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넓은 33㎡ 크기의 19개 원룸은 모두 4계절 내내 햇빛이 들어온다. 냉난방 시스템이 잘 갖춰져 언제든지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따끈한 방바닥에 누워 편히 낮잠을 잘 수도 있다.

전기요금과 수도요금도 입주자들이 30%만 부담하면 되고 매일 점심도 1천원에 제공돼 노인들은 아침.저녁만 스스로 해결하면 된다.

한 달에 3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받는 홀몸 노인들은 매달 점심값 2만원을 포함해 3~4만원의 생활비만 부담하면 될 정도로 복지서비스에 부족함이 없다고 노인들은 입을 모은다.

 재단법인 성모성심수도회가 사회복지사 등 직원 7명을 고용해 생활편의, 건강관리, 여가프로그램 관리를 하면서 상처받고 불행했던 노인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피고 있다.

비어 있는 방 3개 중 2개는 17일 입주할 새 주인이 결정됐고, 나머지 방 하나도 성남시의 선정을 통해 곧 채워진다.

이기섭 할머니는 "여기 들어온 것이 나에게는 엄청난 행운이었지. 내 집을 갖게 됐고, 없는 것 없이 다 준비돼 있어서 전에 살던 집에서 쓰던 살림살이는 다 버리고 왔어"라면서 "아리움에 들어오고서 머리가 어지러운 병까지 다 나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로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쫓겨날 걱정없는 좋은 거처를 마련해 주자는 한국지역난방공사 윤형민 홍보팀장의 아이디어로 건립된 아리움은 복지사업 모범사례로 선정될 정도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윤 팀장은 "할머니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려고 매달 셋째 주 수요일 공사 직원들이 아리움을 찾아가 청소도 하고 함께 놀아 드리고 있다"면서 "아리룸 같은 제2의 사회공헌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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